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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만큼 정성을 드린 화장실


타일일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집주인 아주머니가 약식을 만들었는데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먹으라고 주신다. 아침부터 오늘은 언제 일이 끝나는지 물어보시더니 그 시간에 맞춰 만들어 주시면서 식기전에 따뜻하게 먹어야 더 맛있다고 손에 쥐어주셨다. 고맙다고 대충 인사하고 집에 돌아와서 펼쳐보니 예사롭지 않은 음식이다.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약식은 처음 먹어보았다. 식구들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것을 먹으면서 나는 맛보다도 그분의 정성이 느껴졌다. 내가 하는 타일 일도 그만큼 정성을 들여서 하는가?


이 현장은 모업체가 욕조 화장실 2개를 리모델링하고 있었는데, 첫번째 화장실이 마쳐진 후 집주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두번째 화장실은 다른 업체에 맡기려고 나에게 전화했고 리모델링을 요청받은 곳이다. 상황을 들어보고 나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타일일 만큼은 내가 해주기를 원하셨기에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일을 시작하기로 한 날, 현장에 도착하니 깔끔하게 치워져있었고, 바닥은 스크레치 코팅이 잘 되어있었다. 한쪽 벽은 전체 타일을 붙이기로 하였다. 그리고 Bathtub 위로 낡은 창문이 하나 있었는데 나중에 바꿀 계획이 있다고 해서 사이딩할 자리를 남겨놓고 타일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갑작스런 눈때문에 집주인이 주문한 타일의 Delivery가 늦어졌다. 좀 기다리다가 아무래도 한없이 기다릴 것 같아 다음날 일찍 시작하기로 하였다.


보통은 Bathtub 위에 온장을 놓으면서 시작을 하는데, Bathtub의 수평레벨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에 레이져 레벨을 띄워놓고 Bathtub 위의 첫번째 라인의 타일을 잘라 레벨을 맞춰야만 했다. 그리고 모자이크 타일로 포인트를 주고싶다고 해서 그것을 샤워기 부분에 수직으로 놓기로 했다.


우선 입구에서의 시선을 고려해 창문이있는 벽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오른쪽 코너부분이 온장이 만나는 곳이라서 수직선을 맞추기 위해 같이 올라갔다. 왼쪽은 잘라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데코레이션 타일을 놓고 나서 맞춰 들어가기로 했다.


벽타일은 무늬가 있는 세라믹 타일이었다. 예전에는 고급이었겠지만 이제는 더 좋은 타일들이 많이 나와서 그 빛이 바랬다. 그래도 벽면이 넓어서 어울린다. 스페이서를 안쓰고도 할 수 있었지만 벽면 레벨을 고려해서 1/16 을 사용했다.


바닥은 Flank 타일인데 널빤지 패턴이 나무 바닥으로 보이게 한다. 타일을 다 붙이고 그라우트까지 마친 사진들이다. 약식만큼 정성을 들여서 그런지 어디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현장을 처음보고 벽 방수포 (Schluter Kerdi) 시공을 권했는데, 집주인이 처음엔 하려고 하시다가 결국 자재 비용때문에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타일공사는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안쪽이 더 중요할 수 있는데, 그것이 아쉽다.



  • Address: Blue Spruce Ln. Thornhill, ON
  • Tile: Ceramic 250 x 500mm, Porcelain 6" x 36"
  • Spacer: 1.5mm, 3mm
  • Trowel: 1/2inch, 3/8inch


  • CED17MN